하나님의 형상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다른 피조물과 구별하여 주신 존귀한 지위와 본질을 가리킨다. 사람은 하나님을 닮도록, 그리고 하나님을 대신하여 세상을 돌보도록 지음 받았다는 뜻이다.
구약에서 ‘형상’은 히브리어 צֶלֶם(ṣelem, 첼렘), ‘모양’은 דְּמוּת(dəmût, 데무트)로 표현된다. צֶלֶם은 본래 ‘조각한 상, 형상’을, דְּמוּת는 ‘닮음, 모양’을 뜻한다. 창세기 1:26에는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라고 두 말이 함께 쓰이는데, 대체로 같은 내용을 겹쳐 강조하는 표현으로 이해된다.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창세기 1:27), 그들에게 땅을 다스리는 사명을 주셨다고 말한다(창세기 1:28). 고대 근동에서 왕의 형상이 그 왕의 통치를 나타냈던 것에 비추어, 사람을 하나님의 다스림을 세상에 드러내는 존재로 이해하는 학자들이 많다. 홍수 뒤에도 하나님은 사람을 자기 형상대로 지으셨으므로 사람의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창세기 9:6), 이는 죄 이후에도 사람이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임을 보여 준다. 시편 8편도 사람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지으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다고 노래한다(시편 8:5).
신약에서 ‘형상’은 주로 헬라어 εἰκών(eikōn, 에이콘)으로 표현되며, ‘형상, 모습, 본뜬 것’을 뜻한다.
신약은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형상 자체로 소개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고린도후서 4:4), “그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시요”(골로새서 1:15). 구원은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 가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하나님은 믿는 자들을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고(로마서 8:29), 성도는 주의 영광을 보며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가며(고린도후서 3:18), 새 사람은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새롭게 된다(골로새서 3:10).
야고보는 같은 혀로 하나님을 찬송하면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는 모순을 꾸짖는다(야고보서 3:9). 여기서 쓰인 헬라어는 εἰκών이 아니라 ‘닮음, 모양’을 뜻하는 ὁμοίωσις(homoiōsis, 호모이오시스)로, 칠십인역이 창세기 1:26의 ‘모양’을 옮긴 말이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형상이 모든 사람이 지닌 존엄의 근거임을 보여 준다.
하나님의 형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성과 도덕성 같은 본성으로 보는 견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보는 견해, 하나님을 대신해 세상을 다스리는 사명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으며, 이들을 함께 아우르는 이해도 많다.
따라서 성경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사람이 하나님을 닮고 하나님을 대신해 세상을 다스리도록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임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창조 때 주어진 형상과 그로 인한 사람의 존엄이 강조되고, 신약에서는 하나님의 형상 자체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그 형상이 회복되고 완성되어 감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