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관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서기관’은 본래 문서를 기록하고 관리하던 관리를 뜻하며, 포로기 이후에는 율법을 필사하고 연구하여 해석하고 가르치는 율법 전문가를 가리키게 되었다. 신약 시대의 서기관은 바리새인과 함께 백성의 종교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 지도층이었다.
구약에서 ‘서기관’은 히브리어 סֹפֵר(sōpēr, 소페르)로, ‘책, 문서’를 뜻하는 סֵפֶר(sēper, 세페르)와 같은 어근의 말이다. 왕정 시대의 서기관은 왕의 서기로서 국가 문서를 맡은 고위 관리였다. 다윗 때의 스라야(사무엘하 8:17), 요시야 때 성전에서 발견된 율법책을 읽은 사반(열왕기하 22:8), 예레미야가 전하는 말을 받아 적은 바룩(예레미야 36:32)이 그 예이다. 예레미야는 서기관의 거짓의 붓이 거짓되게 하였다고 책망하기도 했다(예레미야 8:8).
포로 귀환 후 에스라는 이 칭호의 새로운 의미를 보여 준다. 그는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자”였고(에스라 7:6),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여 준행하며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했다(에스라 7:10). 개역개정은 에스라의 칭호인 סֹפֵר를 ‘서기관’ 대신 ‘학자’(에스라 7:6, 7:11)나 ‘학사’(느헤미야 8:1)로 옮겼다. 에스라와 레위 사람들이 백성 앞에서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깨닫게 한 일(느헤미야 8:3, 8:7-8)은 후대 서기관 전통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신약에서 ‘서기관’은 헬라어 γραμματεύς(grammateus, 그람마튜스)로, ‘글, 문자’를 뜻하는 γράμμα(gramma, 그람마)와 관련된 말이다. 누가복음은 같은 부류를 ‘율법교사’(νομικός, nomikos, 노미코스)라고도 부르며(누가복음 10:25), 에베소의 ‘서기장’도 도시의 행정 관리인 γραμματεύς였다(사도행전 19:35).
복음서에서 서기관은 대제사장들과 함께 그리스도가 날 곳을 아는 율법 전문가로 등장하고(마태복음 2:4), 바리새인 중에도 서기관이 있었다(마가복음 2:16). 예수께서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세의 자리에 앉았으니”라고 하시며 그들이 전하는 율법의 권위는 인정하시면서도 그들의 위선을 엄하게 책망하셨다(마태복음 23:2-3, 23:13). 무리는 예수의 가르침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않다고 여겼다(마태복음 7:29). 그러나 가장 큰 계명을 묻고 지혜롭게 대답한 서기관에게 예수께서는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라고 하셨고(마가복음 12:28, 12:34), 천국의 제자 된 서기관은 새것과 옛것을 곳간에서 내오는 집주인과 같다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13:52).
따라서 성경에서 ‘서기관’은 기록을 맡은 관리에서 출발하여 율법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전문가로 발전한 직분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왕의 서기와 율법 학자 에스라를 통해 그 모습이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율법의 권위 있는 해석자이면서도 예수와 자주 충돌한 지도층으로 등장하지만, 예수께서는 천국을 위해 율법을 바르게 다루는 참된 서기관의 길도 제시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