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서
Meaning and description
‘시가서’는 성경에 직접 나오는 단어라기보다, 구약성경 가운데 시와 노래와 지혜의 말씀으로 이루어진 책들을 묶어 부르는 분류 용어이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보통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 다섯 권을 시가서라 부르며, 이 가운데 욥기, 잠언, 전도서는 ‘지혜서’ 또는 ‘지혜 문학’으로 따로 묶기도 한다. 히브리 성경에서는 이 책들이 모두 ‘성문서’(케투빔)에 속한다.
구약에서 시와 노래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히브리어는 שִׁיר(šîr, 쉬르, ‘노래’)와 מִזְמוֹר(mizmôr, 미즈모르, ‘찬송시’)이며, 잠언의 ‘잠언’은 מָשָׁל(māšāl, 마샬, ‘비유, 격언’)이다. 시편의 히브리어 책 이름은 תְּהִלִּים(təhillîm, 테힐림, ‘찬양들’)이다. 솔로몬에 대해 “그가 잠언 삼천 가지를 말하였고 그의 노래는 천다섯 편이며”라고 한 말씀은(열왕기상 4:32) 이스라엘에 시와 지혜의 전통이 깊었음을 보여 준다.
히브리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소리의 운율보다 ‘평행법’, 곧 앞뒤 구절이 같은 뜻을 되풀이하거나 대조하거나 발전시키는 짜임새이다.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편 19:1)는 같은 뜻을 두 번 말하는 예이다. 시편은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작하여 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을 대조하고(시편 1:1, 1:6), 잠언은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는 머리말로 시작한다(잠언 1:1). 시가서는 이런 형식 안에 찬양과 탄식, 고난 속의 질문, 일상의 지혜, 사랑의 노래를 담으며, 특히 지혜서들은 지혜의 출발점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 둔다(잠언 1:7, 욥기 28:28, 전도서 12:13).
신약에서는 헬라어 ψαλμός(psalmos, 프살모스)가 시편 또는 찬송시를 가리킨다. 예수께서는 “시편에 다윗이 친히 말하였으되”라고 시편을 인용하셨고(누가복음 20:42), 부활 후에는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자신에 관해 기록된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24:44). 사도들도 시편을 그리스도에 대한 증언으로 인용했으며(사도행전 13:33), 교회는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주께 노래하도록 권면을 받았다(에베소서 5:19, 골로새서 3:16).
따라서 ‘시가서’는 구약에서 시와 노래와 지혜의 형식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삶의 문제를 다루는 책들을 가리키는 분류 이름이다. 구약에서 이 책들은 이스라엘의 예배와 지혜의 전통을 담고 있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말씀이자 교회의 찬양과 가르침의 자료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