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집’은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을 뜻하는 동시에, 그 안에 사는 가족과 가문, 왕의 혈통인 왕조,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름을 두신 성전을 가리키는 폭넓은 말이다. 성경은 이 여러 뜻을 겹쳐 쓰면서 하나님과 그 백성이 함께 거하는 관계를 표현한다.
구약에서 ‘집’은 히브리어 בַּיִת(bayit, 바이트)로 표현된다. 하나님은 노아에게 “너와 네 온 집은 방주로 들어가라”고 하셨고(창세기 7:1), 여호수아는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고 선언했다(여호수아 24:15). 여기서 집은 가족 공동체를 뜻한다. 반대로 애굽은 “종 되었던 집”으로 불린다(출애굽기 20:2).
사무엘하 7장은 ‘집’의 여러 뜻이 교차하는 대표적 본문이다. 다윗이 하나님을 위해 집, 곧 성전을 지으려 하자(사무엘하 7:5), 하나님은 오히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라고 하시며 다윗의 왕조를 세우겠다고 약속하신다(사무엘하 7:11). 그의 후손이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며(사무엘하 7:13),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는 언약이 주어진다(사무엘하 7:16).
성전은 ‘여호와의 집’으로 불리지만, 솔로몬은 하늘들의 하늘도 하나님을 용납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자기가 건축한 성전이겠느냐고 고백한다(열왕기상 8:27). 시편은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시편 127:1),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라고 노래하며(시편 23:6), 이사야는 하나님의 집이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이사야 56:7).
신약에서 ‘집’은 헬라어 οἶκος(oikos, 오이코스)와 οἰκία(oikia, 오이키아)로 표현되며, 구약처럼 건물과 가족과 성전을 함께 가리킨다. 바울과 실라는 빌립보 간수에게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말했고(사도행전 16:31), 예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시며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는 이사야의 말씀을 인용하셨다(마태복음 21:13). 또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라고 하시며 제자들을 위해 거처를 예비하러 가신다고 약속하셨다(요한복음 14:2).
서신서에서 ‘하나님의 집’은 교회 공동체를 가리킨다. 디모데전서는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고 말하고(디모데전서 3:15), 베드로는 신자들이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라고 쓰며(베드로전서 2:5), 히브리서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로, 신자들을 “그의 집”으로 부른다(히브리서 3:6). 이방인 신자들도 이제 “하나님의 권속”이 되었다(에베소서 2:19).
따라서 성경에서 ‘집’은 건물과 가정을 넘어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왕조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 자리를 뜻한다. 구약에서는 다윗의 집에 대한 언약과 여호와의 집인 성전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가족이 된 교회가 하나님의 집으로 세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