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탄원’은 고난이나 억울함 가운데 있는 사람이 자비를 구하며 간절히 호소하는 것을 뜻한다. 성경에서 탄원은 왕이나 권세자에게 하는 호소에도 쓰이지만, 가장 깊게는 하나님 앞에 자기 처지를 쏟아 놓고 은혜를 구하는 기도로 나타난다.
구약에서 ‘탄원’은 주로 히브리어 תְּחִנָּה(təḥinnāh, 테힌나)와 תַּחֲנוּנִים(taḥănûnîm, 타하누님)으로 표현된다. 두 말은 ‘은혜를 베풀다’를 뜻하는 חָנַן(ḥānan, 하난)에서 나와 ‘은혜를 구하는 간구’를 뜻한다. 개역개정에서 ‘탄원’이라는 말은 예레미야가 왕에게 “나의 탄원을 받으사”라고 호소하는 장면(예레미야 37:20)과 남은 백성이 예레미야에게 기도를 청하는 장면(예레미야 42:2)에 나오고, 다른 곳에서는 같은 말이 대개 ‘간구’로 옮겨졌다(열왕기상 8:28, 시편 28:2).
시편에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호소하는 기도가 많아, 학자들은 이런 시들을 ‘탄원시’로 분류한다. 시인은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라고 묻고(시편 13:1), “나의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소서”라고 부르짖다가(시편 28:2) “내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심이로다”라는 찬송에 이른다(시편 28:6). 하박국도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라고 호소한다(하박국 1:2).
다니엘은 “우리가 주 앞에 간구하옵는 것은 우리의 공의를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요 주의 큰 긍휼을 의지하여 함이니이다”라고 기도하였다(다니엘 9:18). 탄원의 근거가 사람의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에 있음을 보여 주는 고백이다.
신약에서 이 개념은 헬라어 δέησις(deēsis, 데에시스)와 ἱκετηρία(hiketēria, 히케테리아)로 나타난다. δέησις는 ‘간구’를 뜻하고, ἱκετηρία는 본래 탄원자가 손에 들고 나아가던 올리브 가지를 가리키다가 ‘간절한 탄원’을 뜻하게 된 말이다. ἱκετηρία는 신약에서 예수께서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라는 구절에만 쓰였으며, 개역개정은 이를 ‘소원’으로 옮겼다(히브리서 5:7).
예수는 원한을 풀어 달라고 재판장에게 끈질기게 호소한 과부의 비유를 들어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고 말씀하셨다(누가복음 18:3, 7). 요한계시록에서는 순교자들의 영혼이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라고 탄원한다(요한계시록 6:10). 시편의 ‘어느 때까지’라는 부르짖음이 성경의 마지막 책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탄원’은 고난 속에서 자기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에 기대어 간절히 호소하는 기도를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은혜를 구하는 간구와 시편의 탄원시로,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의 눈물 어린 간구와 밤낮 부르짖는 성도의 기도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