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유혹’은 사람을 꾀어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나 죄를 짓도록 이끄는 것을 뜻한다. 유혹은 뱀이나 악한 사람, 세상의 재물처럼 바깥에서 다가오기도 하고 사람 안의 욕심에서 일어나기도 하며, 흔히 속임과 함께 나타난다.
구약에서 ‘유혹하다, 꾀다’는 히브리어 פָּתָה(pātāh, 파타), נָדַח(nādaḥ, 나다흐), נָשָׁא(nāšāʾ, 나샤) 등으로 표현된다. פָּתָה는 ‘꾀다, 설득하여 넘어가게 하다’, נָדַח는 ‘몰아내다, 꾀어 떠나게 하다’의 의미를 가지며, 하와가 “뱀이 나를 꾀므로”라고 말할 때 쓰인 נָשָׁא는 ‘속이다’를 뜻한다.
창세기 3장은 유혹의 전형을 보여 준다. 뱀은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고 물어 하나님의 말씀을 비틀었고(창세기 3:1), 여자는 그 나무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워 보이자 열매를 따먹었다(창세기 3:6). 뒤에 여자는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라고 고백한다(창세기 3:13). 잠언은 “악한 자가 너를 꾈지라도 따르지 말라”고 경계하고(잠언 1:10), 간교한 여인이 “여러 가지 고운 말로 유혹하며” 젊은이를 끌어가는 모습을 그린다(잠언 7:21). 율법은 성읍 주민을 유혹하여 다른 신들을 섬기자고 하는 자를 엄히 다루라고 명령한다(신명기 13:13).
신약에서 ‘유혹’과 관련된 말로는 헬라어 πειρασμός(peirasmos, 페이라스모스), δελεάζω(deleazō, 델레아조), ἀπάτη(apatē, 아파테)가 있다. πειρασμός는 ‘시험’과 ‘유혹’을 함께 뜻하고, δελεάζω는 ‘미끼로 꾀다’, ἀπάτη는 ‘속임’을 뜻한다.
야고보서는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라고 하는데, 여기서 ‘미혹됨’이 δελεάζω이다(야고보서 1:14). 이어서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여 사망을 낳는다고 그 과정을 설명한다(야고보서 1:15). 개역개정은 πειρασμός를 대개 ‘시험’으로 옮기지만, 감람 산에서 예수께서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고 하신 말씀에서는 ‘유혹’으로 옮겼다(누가복음 22:40).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시험하는 자”의 유혹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물리치셨다(마태복음 4:3-4). ἀπάτη는 “재물의 유혹”(마태복음 13:22), “유혹의 욕심”(에베소서 4:22), “죄의 유혹”(히브리서 3:13)에 쓰여, 유혹이 실제보다 좋아 보이게 하는 속임임을 보여 준다.
따라서 성경에서 ‘유혹’은 속임과 욕심을 통해 사람을 하나님에게서 떠나 죄로 이끄는 힘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말씀을 의심하게 하는 꾐과 다른 신을 따르게 하는 꾐이 강조되고, 신약에서는 사람 안의 욕심과 죄의 속임을 경계하며 깨어 기도하라는 권면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