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중보’는 서로 떨어져 있는 두 편 사이에 서서 관계를 이어 주고 화해를 이루는 일을 뜻한다. 특히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 사람을 위해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의 뜻을 사람에게 전하는 역할을 가리키며,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로 고백한다.
구약에는 ‘중보자’를 뜻하는 고정된 전문 용어가 따로 없다. 개역개정이 욥기에서 ‘중보자’로 옮긴 히브리어 מֵלִיץ(mēlîṣ, 멜리츠)는 ‘통역자, 대변자’를 뜻하며(욥기 33:23), 고난받는 종이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고 할 때의 פָּגַע(pāgaʿ, 파가)는 ‘간청하다, 중재하다’의 의미를 가진다(이사야 53:12).
구약에서 중보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들을 통해 나타난다. 모세는 시내 산에서 “여호와와 너희 중간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고(신명기 5:5), 금송아지 사건 뒤에는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라고 백성을 위해 간구했다(출애굽기 32:32). 사무엘은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것을 죄로 여겼다(사무엘상 12:23). 욥은 하나님과 자신 사이에 “손을 얹을 판결자”가 없다고 탄식하면서도(욥기 9:33), 하늘에 자신의 증인과 중보자가 계신다는 소망을 고백했다(욥기 16:19). 이사야는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고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는 종을 내다보았다(이사야 53:12).
신약에서 ‘중보자’는 헬라어 μεσίτης(mesitēs, 메시테스)로 표현되며, ‘가운데 선 자’, ‘중재자’의 의미를 가진다. 남을 위하여 간구하는 일은 ἐντυγχάνω(entynchanō, 엔튕카노)로 나타난다.
디모데전서는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고 말한다(디모데전서 2:5). 히브리서는 그리스도를 “더 좋은 언약의 중보자”, “새 언약의 중보자”라고 부르는데(히브리서 8:6, 9:15), 이는 율법이 천사들을 통하여 한 중보자의 손으로 베풀어졌다는 말과 대비된다(갈라디아서 3:19).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심이라”는 말씀처럼(히브리서 7:25)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로마서 8:34). 성령께서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신다(로마서 8:26). 디모데전서는 한 분 중보자를 말하기 바로 앞에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를 하라고 권하므로(디모데전서 2:1), 성도가 서로를 위하여 드리는 기도는 그리스도의 유일한 중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보에 기대어 드리는 기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성경에서 ‘중보’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서서 관계를 회복시키고 사람을 위하여 하나님께 간구하는 일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모세와 선지자 같은 사람들의 중재가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자기를 드려 새 언약을 세우시고 지금도 간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한 중보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