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주권’은 하나님께서 만물과 역사 위에 최고의 권세를 가지시고 자신의 뜻대로 다스리시며 행하시는 권위를 가리킨다. ‘하나님의 주권’은 모든 일이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 있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요약하는 신학적 표현이며, 개역개정에서 ‘주권’은 다스리는 권세나 그 권세를 가진 존재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에베소서 1:21, 골로새서 1:16).
구약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한 단어보다 여러 고백으로 표현된다. 다윗은 “여호와여 주권도 주께 속하였사오니 주는 높으사 만물의 머리이심이니이다”라고 찬양했는데(역대상 29:11), 여기서 ‘주권’은 히브리어 מַמְלָכָה(mamlākāh, 맘라카), 곧 ‘왕국, 왕권’을 옮긴 말이다. 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다 행하신다고 할 때에는 ‘기뻐하다, 원하다’를 뜻하는 חָפֵץ(ḥāpēṣ, 하페츠)가 쓰인다(시편 115:3, 135:6).
시편은 “오직 우리 하나님은 하늘에 계셔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행하셨나이다”라고 고백하고(시편 115:3), 하나님께서 그 왕권으로 만유를 다스리신다고 노래한다(시편 103:19). 하나님은 시초부터 종말을 알리시며 “나의 뜻이 설 것이니 내가 나의 모든 기뻐하는 것을 이루리라”고 말씀하신다(이사야 46:10). 왕의 마음도 여호와의 손에 있어 그가 임의로 인도하시며(잠언 21:1), 느부갓네살은 하나님께서 하늘의 군대에게든지 땅의 사람에게든지 “자기 뜻대로 행하시나니”라고 고백했다(다니엘 4:35).
신약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헬라어 δεσπότης(despotēs, 데스포테스, ‘주재, 주인’), παντοκράτωρ(pantokratōr, 판토크라토르, ‘전능하신 이’), δυνάστης(dynastēs, 뒤나스테스, ‘권세자, 주권자’) 같은 칭호로 드러난다.
초대교회는 박해 앞에서 “대주재여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은 이시요”라고 기도했다(사도행전 4:24). 디모데전서는 하나님을 “복되시고 유일하신 주권자이시며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라고 찬양하고(디모데전서 6:15), 에베소서는 그를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라고 말한다(에베소서 1:11). 요한계시록의 네 생물은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라고 외친다(요한계시록 4:8). 부활하신 예수께서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라고 선언하셨다(마태복음 28:18). 바울은 토기장이 비유로 피조물이 창조주께 반문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로마서 9:20-21),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고 권하며 그 안에서 행하시는 이가 하나님이시라고 말한다(빌립보서 2:12-13). 하나님의 주권과 사람의 자유와 책임의 관계, 특히 구원과 선택에 대해서는 신학 전통마다 견해가 갈린다.
따라서 성경에서 ‘주권’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모든 것 위에 계셔서 자신의 뜻대로 다스리시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열방의 왕들까지 다스리시는 여호와의 왕권이 강조되고, 신약에서는 유일하신 주권자 하나님과 모든 권세를 받으신 그리스도의 통치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