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평화’는 단지 전쟁이나 다툼이 없는 상태를 넘어,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바르게 세워져 온전하고 안녕한 상태를 뜻한다. 이 평화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며,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다.
구약에서 ‘평화’는 히브리어 שָׁלוֹם(šālôm, 샬롬)으로 표현된다. 이 단어는 ‘온전하다’는 뜻의 어근 שָׁלֵם(šālēm, 샬렘)과 관련되어 건강과 번영과 안전, 관계의 화목까지 아우르는 넓은 뜻을 가진다. 그래서 개역개정은 이 말을 문맥에 따라 ‘평강’, ‘평안’, ‘화평’, ‘평화’ 등으로 옮긴다.
제사장의 축복은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로 끝나고(민수기 6:26), 하나님은 언약에 순종하는 백성에게 “그 땅에 평화를 줄 것인즉”이라고 약속하셨다(레위기 26:6). 시편은 “악을 버리고 선을 행하며 화평을 찾아 따를지어다”라고 권하고(시편 34:14),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는 날을 노래한다(시편 85:10).
선지자들은 참된 평화가 공의와 함께 온다고 말한다. 이사야는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라고 하고(이사야 32:17),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며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라는 책망을 받는다(예레미야 6:14). 장차 오실 아기는 ‘평강의 왕’으로 불리고(이사야 9:6), 고난받는 종에 대해서는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라고 기록된다(이사야 53:5).
신약에서 ‘평화’는 헬라어 εἰρήνη(eirēnē, 에이레네)로 표현되며, 구약 שָׁלוֹם의 넓은 뜻을 이어받는다. 예수께서 나실 때 천사들은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고 찬송했고(누가복음 2:14), 예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고 하시며 자신의 평안을 주셨다(요한복음 14:27). 한편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는 말씀은 예수를 따르는 결단이 가족 사이에도 불화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마태복음 10:34-36).
서신서에서 평화는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바울은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자”고 하고(로마서 5:1), 그리스도를 “우리의 화평”이라 부른다(에베소서 2:14). 이 평화는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으로 신자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고(빌립보서 4:7), 성령의 열매로 맺히며(갈라디아서 5:22), 신자는 “화평하게 하는 자”로 부름받아(마태복음 5:9)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도록 힘써야 한다(로마서 12:18).
따라서 성경에서 ‘평화’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 안에서 누리는 온전함과 안녕이다. 구약에서는 샬롬의 축복과 공의에서 나오는 평화, 장차 오실 평강의 왕에 대한 약속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로 이루신 하나님과의 화평과, 신자가 성령 안에서 누리고 이웃에게 이루어 가는 평화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