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십자가’는 로마 제국이 죄인을 매달아 처형하던 형틀을 뜻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위에서 죽으심으로 죄인을 위한 구원을 이루신 일을 가리키는 중심 상징이 되었다. 십자가 처형은 주로 노예나 반역자에게 행해진, 가장 잔혹하고 수치스러운 형벌이었다.
구약에는 십자가 처형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율법은 죽을 죄를 범하여 처형된 자의 시체를 나무 위에 달았을 경우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날에 장사하라고 명하며,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고 말한다(신명기 21:22-23). 여기서 ‘달다’는 히브리어 תָּלָה(tālāh, 탈라)이다. 이 규정은 본래 십자가 처형을 다룬 것이 아니지만, 신약은 나무에 달려 죽으신 예수의 죽음을 이 말씀에 비추어 해석한다.
또 모세가 광야에서 놋뱀을 장대 위에 달아 뱀에게 물린 자들이 쳐다보고 살게 된 사건은(민수기 21:9), 예수께서 자신이 들려야 할 것을 말씀하실 때 예표로 사용된다(요한복음 3:14).
신약에서 ‘십자가’는 헬라어 σταυρός(stauros, 스타우로스)로, 본래 곧게 세운 말뚝을 뜻하던 말이 로마 시대에는 처형용 형틀을 가리키게 되었다. ‘십자가에 못 박다’는 σταυρόω(stauroō, 스타우로오)이다. 사도들은 십자가를 ‘나무’(ξύλον, xylon, 크쉴론)라고도 불렀다(사도행전 5:30, 베드로전서 2:24).
복음서는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억지로 지고 간 일을 기록하며(마태복음 27:32),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16:24).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에 있는 자라”는 말씀대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으사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하셨다고 설명한다(갈라디아서 3:13).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는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지만(고린도전서 1:23),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다(고린도전서 1:18).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셨고(골로새서 1:20), 십자가로 원수 된 것을 소멸하여 서로 멀던 이들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에베소서 2:16). 그래서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라고 고백하며(갈라디아서 6:14), 자신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말한다(갈라디아서 2:20).
따라서 성경에서 ‘십자가’는 가장 수치스러운 처형 도구였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드러난 자리가 되었다. 구약의 저주 규정과 예표는 십자가에서 그 의미가 밝혀지고, 신약에서 십자가는 죄 사함과 화목의 근거이자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의 방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