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모형’은 실물을 본떠 만든 형상, 또는 어떤 실체를 미리 보여 주거나 본받게 하는 본을 가리킨다. 신학적으로는 구약의 인물과 제도가 장차 오실 그리스도와 하늘의 실체를 가리킨다는 뜻에서 ‘예표’와 같은 의미로도 쓰인다.
구약에서 ‘모형’과 관련된 대표적인 히브리어는 תַּבְנִית(tabnît, 타브니트)로, ‘형태, 양식, 설계도’의 뜻을 가진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무릇 내가 네게 보이는 모양대로 장막을 짓고”라고 하시고(출애굽기 25:9), “너는 삼가 이 산에서 네게 보인 양식대로 할지니라”고 명하셨다(출애굽기 25:40). 다윗이 솔로몬에게 준 성전의 ‘설계도’도 같은 단어이다(역대상 28:11). 개역개정에서 ‘모형’은 요단 동편 지파들이 쌓은 “여호와의 제단 모형”처럼 실물을 본떠 만든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는데(여호수아 22:28), 여기서도 원어는 תַּבְנִית이다.
신약에서 ‘모형’은 주로 헬라어 τύπος(typos, 튀포스), ὑπόδειγμα(hypodeigma, 휘포데이그마), ἀντίτυπος(antitypos, 안티튀포스)와 관련된다. τύπος는 본래 ‘찍힌 자국’을 뜻하여 도마가 말한 예수의 손의 “못 자국”에도 쓰였고(요한복음 20:25), 나아가 ‘본, 양식, 모형’의 뜻으로 쓰인다. 스데반은 성막이 모세가 “본 그 양식대로” 만들어졌다고 말하는데(사도행전 7:44), 여기서 ‘양식’이 τύπος이다. 바울은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고 하여(로마서 5:14), 온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대표자 아담이 장차 오실 그리스도를 미리 보여 준다고 설명한다.
히브리서는 구약의 성막과 제사를 하늘의 실체와 대비한다. 땅의 제사장들이 섬기는 것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이며, 모세가 “산에서 네게 보이던 본을 따라” 지으라는 지시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히브리서 8:5). 여기서 ‘모형’은 ὑπόδειγμα, ‘본’은 τύπος이다. 이어서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히브리서 9:23)을 말한 뒤, 그리스도께서는 “참 것의 그림자인 손으로 만든 성소”가 아니라 하늘 자체에 들어가셨다고 말한다(히브리서 9:24). 이 구절에서 ‘그림자’로 옮긴 말이 ἀντίτυπος이다. 한편 τύπος는 신자들이 따라야 할 삶의 ‘본’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빌립보서 3:17).
따라서 성경에서 ‘모형’은 실체를 본떠 만들었거나 실체를 미리 보여 주는 형태를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하나님께서 보이신 양식대로 만든 성막처럼 하늘의 실체를 반영하는 것으로, 신약에서는 그 모형이 가리키던 실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났음을 보여 주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