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표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증표’는 어떤 약속이나 관계나 사실이 참되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증하기 위해 주고받는 표시를 가리킨다. 사람 사이의 약속을 확인하는 물건이나 표시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의 언약을 확인시키시려고 주시는 표시도 포함한다.
구약에서 증표와 관련된 대표적인 히브리어는 ‘표시, 증거’를 뜻하는 אוֹת(ʾôt, 오트)와 ‘담보, 보증물’을 뜻하는 עֵרָבוֹן(ʿērābôn, 에라본)이다. 라합은 정탐꾼들을 숨겨 준 뒤 자기 아버지의 집을 선대하도록 여호와로 맹세하고 “내게 증표를 내라”고 요구했는데(여호수아 2:12), 여기서 ‘증표’는 אוֹת이다. 이새가 다윗을 전쟁터에 있는 형들에게 보내며 안부를 살피고 “증표를 가져오라”고 한 것은(사무엘상 17:18) 형들이 무사함을 확인하는 표를 받아 오라는 뜻이다. 유다가 다말에게 도장과 끈과 지팡이를 ‘담보물’로 맡긴 이야기에서는(창세기 38:17-18) עֵרָבוֹן이 쓰인다.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맺으시며 그 증표를 주셨다. 노아와 맺으신 언약에서는 무지개를 “언약의 증거”로 주셨고(창세기 9:12-13),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에서는 할례를 “언약의 표징”으로 주셨다(창세기 17:11). 두 경우 모두 히브리어는 אוֹת로, 하나님께서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지키신다는 것을 눈에 보이게 확인시키는 표시였다.
신약에서는 헬라어 σημεῖον(sēmeion, 세메이온, ‘표’)과 σφραγίς(sphragis, 스프라기스, ‘인’), 그리고 עֵרָבוֹן에서 온 차용어 ἀρραβών(arrabōn, 아라본, ‘보증, 계약금’)이 이 뜻을 담는다. 바울은 아브라함이 “할례의 표를 받은 것은 무할례시에 믿음으로 된 의를 인친 것”이라고 말하여(로마서 4:11), 할례가 의롭게 됨의 원인이 아니라 이미 믿음으로 받은 의를 확인하는 표였다고 설명한다. 또 하나님께서 성령을 우리 마음에 “보증으로” 주셨다고 하며(고린도후서 1:22, 5:5), 성령은 “우리 기업의 보증”이 되신다고 말한다(에베소서 1:14). 이는 성령께서 장차 온전히 받을 구원을 지금 미리 맛보게 하시고 그 구원을 확실히 보증하신다는 뜻이다. 바울은 편지 끝에 친필로 문안하여 그것을 자신의 편지임을 확인하는 ‘표시’로 삼기도 했다(데살로니가후서 3:17).
따라서 성경에서 ‘증표’는 약속과 관계가 참되고 확실하다는 것을 보증하는 표시를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사람 사이의 약속을 확인하는 표와 함께 무지개와 할례 같은 언약의 증표가 주어졌고, 신약에서는 믿음으로 받은 의를 확인하는 표와 장차 받을 기업을 보증하시는 성령으로 그 의미가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