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포도원’은 포도나무를 심고 가꾸어 열매를 거두는 밭을 뜻한다. 포도원은 많은 수고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곳이었으며, 성경은 이 포도원을 하나님과 그 백성의 관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비유로 사용한다.
구약에서 ‘포도원’은 히브리어 כֶּרֶם(kerem, 케렘)으로 표현된다. 포도원은 대대로 물려받는 기업이어서, 나봇은 아합 왕에게 “내 조상의 유산을 왕에게 주기를 여호와께서 금하실지로다”라며 포도원을 내주지 않았다(열왕기상 21:1, 21:3). 율법은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고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아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해 버려 두라고 명했다(레위기 19:10).
이사야 5장의 ‘포도원의 노래’는 이 비유의 대표 본문이다. 주인은 기름진 산에 포도원을 일구어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고 망대와 술틀까지 갖추었으나 들포도를 얻었다(이사야 5:1-2). 이사야는 “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라고 밝히며, 하나님께서 정의를 바라셨으나 포학이, 공의를 바라셨으나 부르짖음이 있었다고 고발한다(이사야 5:7). 히브리어로 ‘정의’ מִשְׁפָּט(mišpāṭ, 미슈파트)와 ‘포학’ מִשְׂפָּח(miśpāḥ, 미스파흐), ‘공의’ צְדָקָה(ṣədāqāh, 체다카)와 ‘부르짖음’ צְעָקָה(ṣəʿāqāh, 체아카)는 소리가 비슷한 말놀이를 이룬다. 예레미야도 많은 목자가 하나님의 포도원을 헐었다고 탄식하지만(예레미야 12:10), 이사야 27장은 여호와께서 포도원지기가 되어 밤낮으로 지키시는 회복의 날을 노래한다(이사야 27:2-3).
신약에서 ‘포도원’은 헬라어 ἀμπελών(ampelōn, 암펠론)으로 표현된다. 예수께서는 천국을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에 비유하여 주인의 은혜로운 주권을 가르치셨고(마태복음 20:1), 두 아들의 비유에서는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실제로 순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마태복음 21:28).
악한 농부의 비유는 이사야의 포도원 노래를 배경으로 한다. 집 주인이 포도원을 만들어 산울타리로 두르고 즙 짜는 틀과 망대를 지어 농부들에게 세로 주었으나(마태복음 21:33), 농부들은 열매를 바치지 않고 종들과 아들까지 죽였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는 빼앗기고 그 나라의 열매 맺는 백성이 받으리라”고 선언하셨다(마태복음 21:43). 포도원에 심긴 무화과나무의 비유도 하나님께서 백성에게 열매를 기대하신다는 주제를 담는다(누가복음 13:6). 한편 예수께서 자신을 “참포도나무”라고 하신 말씀의 ‘포도나무’는 ἄμπελος(ampelos, 암펠로스)로, 포도원과는 다른 단어이다(요한복음 15:1).
따라서 성경에서 ‘포도원’은 정성과 수고로 가꾸는 밭이면서,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돌보시고 열매를 기대하시는 백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약에서는 열매 맺지 못한 이스라엘에 대한 탄식과 회복의 약속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하나님 나라의 은혜와 그 나라에 합당한 열매를 요구하는 비유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