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화해’는 원수 되었거나 멀어진 관계가 다시 화목하게 회복되는 것을 뜻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해도 말하지만, 성경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죄로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인간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일이다. 개역개정에서 ‘화해’라는 말은 두 번만 나오고(누가복음 12:58, 사도행전 7:26), 이 개념은 주로 ‘화목’, ‘화합’으로 옮겨진다.
구약에는 신약의 ‘화해’에 해당하는 고정된 신학 용어가 없지만, 화해의 이야기는 분명히 나타난다. 에서는 자신을 속인 동생 야곱을 달려와 안고 입맞추며 울었고(창세기 33:4), 요셉도 자신을 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울었다(창세기 45:15). 블레셋 방백들이 다윗을 두고 “무엇으로 그 주와 다시 화합하리이까”라고 한 말에서(사무엘상 29:4) ‘화합하다’는 ‘기꺼이 받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רָצָה(rāṣāh, 라차)의 재귀형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다’를 뜻한다. 레위기의 ‘화목제’는 히브리어 שְׁלָמִים(šəlāmîm, 셸라밈)으로 친교의 제사이며 신약의 ‘화해’와는 다른 말이다(레위기 3:1).
신약에서 ‘화해’는 주로 헬라어 καταλλάσσω(katallassō, 카탈라쏘, 화목하게 하다)와 명사 καταλλαγή(katallagē, 카탈라게), 강조형 ἀποκαταλλάσσω(apokatallassō, 아포카탈라쏘)로 표현된다. 이 단어들은 ‘바꾸다’라는 말에서 나와 적대 관계를 우호 관계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예수께서는 예물을 드리기 전에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고 하셨는데, 여기에는 같은 계열의 διαλλάσσομαι(diallassomai, 디알라쏘마이)가 쓰인다(마태복음 5:24). 바울은 남편과 갈라선 아내에게 “다시 그 남편과 화합하든지” 하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καταλλάσσω가 쓰인다(고린도전서 7:11).
바울은 화해를 복음의 핵심으로 설명한다.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이라는 말씀처럼(로마서 5:10) 화해의 주도권은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주셨으니”(고린도후서 5:18), 사도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고 간청한다(고린도후서 5:20). 이 화해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십자가로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며(에베소서 2:16), 땅과 하늘의 만물에까지 이른다(골로새서 1:20). 로마서 3:25의 ‘화목제물’은 ἱλαστήριον(hilastērion, 힐라스테리온)으로, 속죄의 자리 또는 속죄 제물을 뜻하는 다른 단어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화해’는 원수 된 관계가 화목으로 바뀌는 것이며, 그 중심에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먼저 인간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신 일이 있다. 구약에서는 형제 사이의 화해 이야기로 그 바탕이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십자가로 이루어진 하나님과의 화해와 그 화해를 전하는 사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