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부르심’은 하나님께서 사람을 자신에게로 이끄시고 자기 백성으로 삼으시며, 특정한 사명과 삶의 길로 초대하시는 일을 뜻한다. 부르심은 하나님의 주도로 시작되며,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그에 합당하게 응답하고 살아가도록 요청받는다.
구약에서 ‘부르다’는 주로 히브리어 קָרָא(qārāʾ, 카라)로 표현되며, ‘부르다’, ‘외치다’, ‘이름을 붙이다’의 의미를 가진다. 이름을 불러 부르시는 것은 그 사람을 아시고 자기 것으로 삼으신다는 뜻을 담는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고 말씀하시고(이사야 43:1), “내 아들을 애굽에서 불러냈거늘”이라고 회고하신다(호세아 11:1). 하나님은 떨기나무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부르셨고(출애굽기 3:4), 어린 사무엘을 부르셨다(사무엘상 3:10). 이사야는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는 음성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응답했다(이사야 6:8).
신약에서 ‘부르심’은 주로 헬라어 동사 καλέω(kaleō, 칼레오, ‘부르다’)와 명사 κλῆσις(klēsis, 클레시스, ‘부르심’), 형용사 κλητός(klētos, 클레토스, ‘부르심을 받은’)로 표현된다.
신약에서 예수께서는 어부들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하시며 제자로 부르셨고(마가복음 1:17), 바울은 자신을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택정된 사람으로 소개하고(로마서 1:1), 성도를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이라고 부르며(로마서 8:28),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라고 하여 부르심을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안에 둔다(로마서 8:30). 이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하나님의 뜻과 은혜를 따른 것이다(디모데후서 1:9). 그래서 성도는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살아야 하고(에베소서 4:1),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는 권면을 받는다(베드로후서 1:10). 또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는 말씀은(고린도전서 7:20) 훗날 일상의 직업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보는 ‘소명’ 이해의 근거가 되었다.
부르심의 성격에 대해서는 신학적 이해가 갈린다. 개혁주의 전통은 복음 전파를 통해 주어지는 ‘외적 부르심’과 성령께서 마음에 효력 있게 역사하시는 ‘유효한 부르심’을 구별하고, 웨슬리안·알미니안 전통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모든 사람에게 진정으로 주어지지만 사람이 그것을 거절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는 말씀(마태복음 22:14)은 두 전통 모두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따라서 성경에서 ‘부르심’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사람을 자신과의 관계와 사명으로 이끄시는 일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이스라엘과 선지자들을 이름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행위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과 거룩한 삶과 각자의 자리에서의 섬김으로 부르시는 은혜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