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양심’은 사람 안에서 자기의 생각과 행위를 선악의 기준에 비추어 판단하여, 옳으면 떳떳하게 하고 그르면 찔리게 하는 내적인 앎과 판단의 기능을 뜻한다. 양심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기능이지만, 죄로 인해 약해지거나 더러워질 수 있고 그리스도의 피로 깨끗해져야 하는 것으로도 묘사된다.
구약 히브리어에는 ‘양심’에 꼭 맞는 단어가 없고, 주로 ‘마음’을 뜻하는 לֵב(lēb, 레브)가 그 역할을 한다. 또 개역개정은 시편에서 ‘콩팥’을 뜻하는 כִּלְיָה(kilyāh, 킬야)의 복수형을 ‘양심’으로 옮기기도 하는데(시편 7:9, 16:7), 히브리 사람들은 콩팥을 사람의 가장 깊은 감정과 생각이 자리한 곳으로 여겼다.
구약에서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을 벤 뒤 “다윗의 마음이 찔려” 괴로워했고(사무엘상 24:5), 인구 조사를 한 뒤에는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죄를 고백했다(사무엘하 24:10). 시편 기자는 “의로우신 하나님이 사람의 마음과 양심을 감찰하시나이다”라고 고백하고(시편 7:9), “밤마다 내 양심이 나를 교훈하도다”라고 노래한다(시편 16:7). 욥은 “내 마음이 나의 생애를 비웃지 아니하리라”고 하여 거리낌 없는 양심을 말한다(욥기 27:6).
신약에서 ‘양심’은 헬라어 συνείδησις(syneidēsis, 쉬네이데시스)로 표현되며, ‘함께’(σύν)와 ‘알다’가 합쳐진 말로 자기 행위를 스스로 돌아보아 ‘함께 아는’ 의식, 곧 자기 자신에 대한 내적 증언을 뜻한다. 이 단어는 주로 바울의 서신과 설교, 히브리서, 베드로전서에 나온다.
신약에서 바울은 율법이 없는 이방인도 “그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생각들이 서로 혹은 고발하며 혹은 변명하여”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낸다고 말한다(로마서 2:15). 그는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고 하고(사도행전 23:1),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나이다”라고 고백한다(사도행전 24:16). 그러나 양심이 최종 판단자는 아니어서, 바울은 자책할 것을 깨닫지 못해도 그것으로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며 심판하실 이는 주시라고 말한다(고린도전서 4:4). 우상의 제물 문제에서는 형제의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경고한다(고린도전서 8:12). 목회서신은 “선한 양심”을 강조하고(디모데전서 1:5), 양심을 버리면 믿음이 파선한다고 하며(디모데전서 1:19), 거짓말하는 자들의 “양심이 화인을 맞아서” 무감각해졌다고 말한다(디모데전서 4:2).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피가 어찌 너희 양심을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고” 살아 계신 하나님을 섬기게 하지 못하겠느냐고 말한다(히브리서 9:14).
따라서 성경에서 ‘양심’은 하나님께서 사람 안에 두신, 자기를 돌아보아 선악을 판단하는 내적 기능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마음과 콩팥으로 표현된 사람의 깊은 내면이 하나님 앞에서 찔리고 교훈받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의 피로 깨끗해져 선한 양심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신자의 삶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