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
Meaning and description
성경에서 ‘신실’은 말과 약속에 거짓이 없고 끝까지 변함없이 충실한 성품을 뜻한다. 성경은 신실함을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품으로 고백하며, 하나님께 속한 사람에게도 그 성품을 닮은 충성과 진실함을 요구한다.
구약에서 ‘신실’은 주로 히브리어 אָמַן(ʾāman, 아만)에서 나온 말들, 곧 אֱמוּנָה(ʾĕmûnāh, 에무나)와 분사형 נֶאֱמָן(neʾĕmān, 네에만)으로 표현되며, ‘굳게 서다, 견고하다, 믿을 만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진실’을 뜻하는 אֱמֶת(ʾĕmet, 에메트)와 ‘아멘’도 같은 어근에서 나왔다. 개역개정은 이 말들을 문맥에 따라 ‘신실’, ‘성실’, ‘진실’ 등으로 옮긴다.
모세는 이스라엘에게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고 가르치며, 하나님께서 자기를 사랑하고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천 대까지 언약을 이행하신다고 말한다(신명기 7:9). 시편은 “주의 진실하심이 공중에 사무쳤으며”라고 노래하고(시편 36:5), 예루살렘이 무너진 폐허 속에서도 예레미야 애가는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라고 고백한다(예레미야 애가 3:23). 두 구절의 ‘진실하심’과 ‘성실하심’이 모두 에무나이다.
사람의 신실함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으로 나타난다. 시편 37편은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고 권하며 “그의 성실을 먹을 거리로 삼을지어다”라고 말한다(시편 37:3). 이 구절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양식으로 삼으라는 뜻으로도, 신실함을 기르며 살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하박국 2:4의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에서 ‘믿음’도 에무나로,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며 붙드는 신실함을 포함한다.
신약에서 ‘신실’은 주로 헬라어 πιστός(pistos, 피스토스)로 표현되며, ‘믿을 만한, 충실한’의 의미를 가진다. 개역개정은 이 말을 ‘미쁘다’, ‘충성되다’, ‘신실하다’로 옮긴다. 명사 πίστις(pistis, 피스티스)도 ‘믿음’과 함께 ‘신실함’을 뜻하여, 성령의 열매 가운데 ‘충성’으로 옮겨졌다(갈라디아서 5:22).
신약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구원의 확신의 근거로 제시한다. 하나님은 성도를 불러 그리스도와 교제하게 하시는 미쁘신 분이며(고린도전서 1:9), 우리가 죄를 자백하면 “미쁘시고 의로우사” 죄를 사하신다(요한일서 1:9).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디모데후서 2:13)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사람의 연약함에 달려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비하고 신실한 대제사장”이시며(히브리서 2:17), 성도에게도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는 부르심이 주어진다(요한계시록 2:10). 이 ‘충성’도 πιστός이다.
따라서 성경에서 ‘신실’은 말과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변함없는 충실함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언약을 천 대까지 지키시는 하나님의 성실하심이 강조되고, 신약에서는 그 신실하심이 그리스도 안에서 확증되며, 성도는 그 신실하심을 의지하여 죽도록 충성하는 삶으로 부름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