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제사장’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 서서 제사를 드리고, 백성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며,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고 백성을 축복하는 직분을 맡은 사람을 뜻한다. 제사장 제도는 거룩하신 하나님께 죄 있는 사람이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가라는 물음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구약에서 ‘제사장’은 히브리어 כֹּהֵן(kōhēn, 코헨)으로 표현된다. 이 말은 이스라엘의 제사장뿐 아니라 살렘 왕 멜기세덱(창세기 14:18)이나 미디안 제사장(출애굽기 2:16)처럼 이스라엘 밖의 제사장에게도 쓰였다.
구약에서 모세 율법은 제사장 직분을 레위 지파 가운데 아론과 그 자손에게 맡겼고(출애굽기 28:1, 민수기 3:10), 다른 레위인들은 제사장을 도와 성막을 섬겼다(민수기 3:6). 제사장은 제사를 드리는 일과 함께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고” 백성에게 규례를 가르치는 책임을 졌고(레위기 10:10-11), 정해진 축복의 말로 백성을 축복했다(민수기 6:23-24). 대제사장은 일 년에 한 번 속죄일에 지성소에 들어가 백성의 죄를 속했다(레위기 16장). 말라기는 “제사장의 입술은 지식을 지켜야 하겠고”라고 하여 가르치는 직무를 강조한다(말라기 2:7). 한편 하나님은 이스라엘 전체를 “제사장 나라”로 부르셨고(출애굽기 19:6), 시편은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르는 영원한 제사장을 말한다(시편 110:4).
신약에서는 헬라어 ἱερεύς(hiereus, 히에류스)와 대제사장을 뜻하는 ἀρχιερεύς(archiereus, 아르키에류스)가 쓰이며, 둘 다 ‘거룩한’을 뜻하는 ἱερός(hieros, 히에로스)와 관련된 말이다.
신약에서 사가랴는 “그 반열의 차례대로” 성전에서 제사장의 직무를 행했고(누가복음 1:8), 예수께서도 나병에서 고침받은 사람에게 “네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 율법대로 행하라고 하셨다(마가복음 1:44). 히브리서는 예수를 “큰 대제사장”으로 소개하며(히브리서 4:14), 그분이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시되 죄는 없으시고(히브리서 4:15), 날마다 제사를 드리던 제사장들과 달리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고 말한다(히브리서 7:27). 또 성도들은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 신령한 제사를 드리고(베드로전서 2:5),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나라와 제사장으로 삼으신” 분으로 찬양받으신다(요한계시록 1:6).
신약은 교회의 지도자를 ἱερεύς라고 부르지 않는다. 교회의 직분을 제사장직과 어떻게 연결하는지는 전통마다 이해가 다른데, 가톨릭과 정교회는 성직을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에 참여하는 직무로 이해하고, 개신교는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간다는 ‘만인제사장’을 강조한다.
따라서 성경에서 ‘제사장’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 제사와 중보, 가르침과 축복을 맡은 직분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아론 계열의 제사장 제도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단번의 제사로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시며, 그분 안에서 성도가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으로 부름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