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모래’는 바닷가나 광야에 깔린 잘게 부서진 돌 알갱이를 가리킨다. 성경에서 모래는 셀 수 없이 많음을 나타내는 비유로 가장 자주 쓰이며, 무거움과 바다의 경계를 나타내는 데에도 쓰인다. 신약에서는 쉽게 무너지는 불안정한 기초를 상징하기도 한다.
구약에서 ‘모래’는 히브리어 חוֹל(ḥôl, 홀)로 표현된다.
모래의 가장 대표적인 쓰임은 하나님의 약속과 관련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라고 약속하셨고(창세기 22:17), 야곱도 이 약속을 붙들고 기도했다(창세기 32:12). 솔로몬 때 그 성취는 “유다와 이스라엘의 인구가 바닷가의 모래 같이 많게 되매”로 묘사되며(열왕기상 4:20), 솔로몬이 받은 넓은 마음도 “바닷가의 모래 같이” 많았다고 한다(열왕기상 4:29). 시인은 하나님의 생각을 세려 하여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라고 고백한다(시편 139:18).
모래는 무게와 경계의 상징이기도 하다. 욥은 자기 고통이 “바다의 모래보다도 무거울 것이라”고 탄식하고(욥기 6:3), 잠언은 미련한 자의 분노가 돌과 모래보다 무겁다고 말한다(잠언 27:3). 하나님은 “내가 모래를 두어 바다의 한계를 삼되” 파도가 그것을 넘지 못하게 하셨다고 말씀하신다(예레미야 5:22). 작은 모래알로 거대한 바다를 막으시는 창조주의 주권을 보여 주는 말씀이다.
신약에서 ‘모래’는 헬라어 ἄμμος(ammos, 암모스)로 표현된다. 바울은 이사야를 인용하여 “이스라엘 자손들의 수가 비록 바다의 모래 같을지라도 남은 자만 구원을 받으리니”라고 말하고(로마서 9:27), 히브리서는 죽은 자와 같던 아브라함에게서 “해변의 무수한 모래와 같이 많은 후손이” 났다고 말한다(히브리서 11:12).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예수는 산상설교를 마치며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자를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에 비유하셨다(마태복음 7:26).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부딪치자 그 집은 무너졌다(마태복음 7:27). 여기서 모래는 평소에는 집을 지을 만해 보여도 시험 앞에서 버티지 못하는 기초, 곧 순종이 따르지 않는 들음을 가리킨다.
따라서 성경에서 ‘모래’는 셀 수 없이 많음을 나타내는 약속의 언어이자, 무거움과 경계를 보여 주는 자연의 비유이다. 구약에서는 아브라함의 후손에 대한 약속과 창조주의 주권을 드러내는 말로, 신약에서는 그 약속의 성취와 함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삶의 위태로운 기초를 경고하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