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

📖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긍휼'은 불쌍히 여기고 자비를 베푸는 마음과 행동을 뜻한다. 이는 단순한 동정심에 머물지 않고, 고통과 죄와 연약함 가운데 있는 사람을 향해 용서와 구원, 돌봄과 회복을 베푸는 태도이다. 성경에서 '긍휼'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어이다. 하나님은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는 의로우신 분이지만, 동시에 회개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시며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다. 따라서 긍휼은 하나님의 사랑, 은혜, 인자, 자비, 용서와 같은 성품과 긴밀히 연결된다. 구약에서 긍휼은 하나님의 성품으로 나타난다. 출애굽기 33장 19절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는 은혜 베풀 자에게 은혜를 베풀고 긍휼히 여길 자에게 긍휼을 베푸느니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긍휼히 여기다"는 히브리어 רָחַם(rāḥam, 라함)에서 온 말로, 어머니의 태중(자궁)을 뜻하는 명사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모성적 사랑처럼, 불쌍히 여기고 조건 없는 자비를 베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하나님의 긍휼은 인간의 공로나 자격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자유롭고 선하신 뜻에서 비롯된다. 역사서에서 다윗은 자신의 죄로 징계를 받게 되었을 때, 사람의 손에 넘겨지기보다 하나님의 손에 맡겨지기를 원했다. 이는 다윗이 "여호와께서는 긍휼이 크시다"는 사실을 알고 믿었기 때문이다(사무엘하 24:14, 역대상 21:13). 여기서 '긍휼'은 히브리어 רַחֲמִים(raḥămîm, 라하밈)으로, 심판 가운데서도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긍휼을 가리킨다. 느헤미야 9장은 이스라엘의 반복된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버리지 않으신 이유를 "주의 크신 긍휼"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은 광야에서부터 끊임없이 하나님께 거역하고 고집을 부렸으나, 하나님은 은혜롭고 긍휼하시며 더디 노하시고 인자가 풍부하시기에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다(느헤미야 9:17, 19, 27-31). 여기서 긍휼은 신실하지 못한 언약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구원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시편은 하나님의 긍휼을 기도와 찬양의 근거로 삼는다. 시편 25장 6절은 "주의 긍휼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부터 있었다"고 고백하고, 시편 51장 1절은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라고 간구한다. 이 구절들에서 긍휼은 죄인이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며 나아갈 수 있는 근거이다. 시편 103장 13절은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신다고 말한다. 여기서 긍휼은 자녀의 연약함을 아시는 아버지의 마음과 같은 하나님의 자비를 나타낸다. 선지서에서도 긍휼은 회복의 약속과 관련된다. 이사야 49장 15절에서 하나님은 여인이 자기 젖 먹는 자식을 잊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시며, 설령 그가 잊을지라도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결코 잊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신다. 또한 이사야 54장 7-10절은 하나님께서 진노 가운데 잠시 자기 백성을 버리셨을지라도, 큰 긍휼로 다시 모으시고 영원한 자비로 긍휼히 여기시겠다고 약속한다. 여기서 긍휼은 심판 이후에도 자기 백성을 다시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언약적 사랑으로 나타난다. 호세아서에서도 긍휼은 이스라엘의 심판과 회복을 설명하는 핵심 주제이다. 호세아 1장 6절에 나오는 이름 '로루하마(לֹא רֻחָמָה, Lōʾ Ruḥāmāh)'는 "긍휼히 여김을 받지 못한 자"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한다. 그러나 호세아 2장 23절에서는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김을 받지 못했던 자를 다시 긍휼히 여기시고, "내 백성이 아니었던 자"에게 "너는 내 백성이라"고 선언하신다. 이처럼 하나님의 긍휼은 언약을 깨뜨려 버림받은 백성을 다시 품으시고 회복시키시는 전적인 은혜로 나타난다. 그러나 구약은 하나님께서 긍휼이 많으신 분이라고 해서 모든 죄와 악을 무조건 눈감아 주시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 특정한 심판의 상황에서 악을 제거하라고 명하실 때에는 그 대상을 "긍휼히 여기지 말라"라는 명령이 주어지기도 한다. 신명기 7장 16절, 13장 8절, 19장 13절과 21절이 그 예이다. 신명기에서 하나님은 악을 제거하라고 말씀하시며, 진멸해야 할 대상을 "긍휼히 여기지 말고 죽여라"라고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다. 여기서 사용된 '긍휼'은 히브리어 חוּס(ḥûs, 후스)로 ‘아끼다’, ‘불쌍히 보아 그대로 두다’라는 뜻을 지닌다. 신약에서 긍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마태복음 5장 7절에서 예수님은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긍휼히 여기는 자"는 헬라어 ἐλεήμων(eleēmōn, 엘레에몬)과 관련되며, 자비를 베푸는 사람을 뜻한다. 하나님께 긍휼을 받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긍휼을 베푸는 삶으로 부름받는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9장 13절에서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노라"는 호세아의 말씀을 인용하신다. 여기서 '긍휼'은 헬라어 ἔλεος(eleos, 엘레오스)로, 자비와 불쌍히 여김을 뜻한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외적인 종교 행위보다 죄인과 연약한 자를 불쌍히 여기고 회복시키는 마음과 태도를 기뻐하신다는 뜻이다. 마태복음 23장 23절에서도 예수님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십일조는 철저히 드리면서도 율법의 더 중요한 바인 정의와 긍휼과 믿음을 버렸다고 책망하신다. 이처럼 긍휼은 율법의 부차적인 항목이 아니라, 율법 전체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핵심 정신이다. 누가복음 1장은 하나님의 긍휼을 구원의 역사와 연결하여 말한다. 마리아와 사가랴의 찬양에서 하나님의 긍휼은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며, 이스라엘을 도우시고 조상들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나타난다(누가복음 1:50, 54, 72, 78). 여기서 긍휼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통해 성취되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구원 행동을 뜻한다. 바울 서신에서 긍휼은 구원의 근거로 나타난다. 로마서 9장 15-16절은 출애굽기 33장 19절을 인용하여, 구원이 원하는 자나 달음박질하는 자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께 달려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긍휼히 여기다"는 헬라어 ἐλεέω(eleēō, 엘레에오)로,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시는 행동을 뜻한다. 로마서 11장 30-32절도 하나님께서 불순종한 자들에게 긍휼을 베푸심으로 유대인과 이방인을 모두 하나님의 은혜 아래 두신다고 설명한다. 에베소서 2장 4절에서 바울은 하나님을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긍휼'은 헬라어 ἔλεος(eleos, 엘레오스)이며, 바울은 허물과 죄로 죽었던 사람이 하나님의 풍성한 긍휼과 큰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다고 말한다. 또한 디도서 3장 5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우리가 행한 의로운 행위 때문이 아니라, 오직 그분의 긍휼하심을 따른 것이라고 증언한다. 여기서 긍휼은 자격 없는 죄인을 값없이 살리시는 하나님의 구원 은혜를 뜻한다. 긍휼은 성도의 삶에도 요구된다. 로마서 12장 8절은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하라고 권하고, 골로새서 3장 12절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성도들이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어야 한다고 말한다. 골로새서 3장 12절의 표현은 문자적으로 “긍휼의 마음”에 가까우며, 헬라어 σπλάγχνα οἰκτιρμοῦ(splanchna oiktirmou, 스플랑크나 오이크티르무)는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자비와 불쌍히 여김을 나타낸다. 야고보서 2장 13절은 긍휼을 행하지 않는 자에게는 긍휼 없는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한다고 말한다. 이는 하나님께 긍휼을 받은 사람이 형제와 이웃에게 긍휼을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함을 보여 준다. 야고보서 5장 11절도 주께서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분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서는 πολύσπλαγχνος(polysplanchnos, 폴뤼스플랑크노스)와 οἰκτίρμων(oiktirmōn, 오이크티르몬)이 사용되어 주님의 깊은 자비와 불쌍히 여기심을 강조한다. 베드로전서 1장 3절은 하나님께서 많은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우리를 거듭나게 하셨다고 말한다. 베드로전서 2장 10절은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하나님의 긍휼이 성도의 새로운 신분과 산 소망의 근거임을 보여 준다. 유다서도 성도의 삶을 긍휼 안에서 설명한다. 유다서 1장 21절은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고 말하고, 1장 22-23절은 의심하는 자들과 위험 가운데 있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라고 권한다. 성도는 마지막 날의 긍휼을 기다리는 사람이며, 동시에 현재의 삶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어야 하는 사람이다. 성경에서 ‘긍휼’은 불쌍히 여기고 자비를 베푸는 마음과 행동을 뜻한다. 구약에서 긍휼은 죄와 불순종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을 오래 참으시고 다시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성품으로 나타난다. 신약에서 긍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므로 긍휼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죄인과 연약한 자를 향해 용서와 구원, 돌봄과 회복을 베푸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행동이다. 또한 하나님께 긍휼을 받은 성도는 다른 사람에게도 긍휼을 베풀며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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