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일

📖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속죄일’은 일곱째 달 열흘날에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이스라엘 백성과 성소를 위하여 속죄하던 날을 뜻한다. 일 년에 한 번 지키는 날로, 온 백성이 일을 쉬고 스스로 괴롭게 하며 하나님 앞에서 죄를 씻음 받는 가장 엄숙한 날이었다. 구약에서 ‘속죄일’은 히브리어 יוֹם הַכִּפֻּרִים(yôm hakkippurîm, 욤 하키푸림)으로 표현되며, ‘속죄하다’를 뜻하는 동사 כָּפַר(kāp̄ar, 카파르)에서 온 말이다. 언약궤를 덮는 ‘속죄소’도 같은 어근의 כַּפֹּרֶת(kappōreṯ, 카포레트)이다. 레위기 16장은 이날의 의식을 자세히 규정한다. 대제사장 아론은 아무 때나 휘장 안에 들어갈 수 없었고(레위기 16:2), 먼저 자기와 집안을 위한 속죄제를 드린 뒤 향연으로 속죄소를 가리고 피를 속죄소 위와 앞에 뿌렸다(레위기 16:6, 16:12-15). 이렇게 백성의 부정과 죄 때문에 더럽혀진 지성소와 회막을 위하여 속죄했다(레위기 16:16). 두 염소 가운데 하나는 여호와를 위한 속죄제물로 드리고 다른 하나는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보냈는데(레위기 16:8-10), 대제사장이 그 머리에 안수하여 이스라엘의 모든 죄를 아뢰면 그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광야로 갔다(레위기 16:21-22). 백성은 이날 스스로 괴롭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며(레위기 16:29, 23:27-28), 하나님은 “이 날에 너희를 위하여 속죄하여 너희를 정결하게 하리니”라고 약속하셨다(레위기 16:30). 희년을 알리는 뿔나팔도 속죄일에 불게 했다(레위기 25:9). 신약에는 ‘속죄일’이라는 이름이 직접 나오지 않는다. 다만 사도행전은 이날을 헬라어 νηστεία(nēsteia, 네스테이아), 곧 ‘금식’이라는 말로 가리키며,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가을 항해가 위험해졌다고 기록한다(사도행전 27:9). 히브리서는 속죄일 의식을 배경으로 그리스도의 사역을 설명한다. 대제사장은 일 년에 한 번 피를 가지고 둘째 장막에 들어갔으나(히브리서 9:7),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고 말한다(히브리서 9:12). 황소와 염소의 피는 죄를 없이 하지 못하지만(히브리서 10:4), 성도는 이제 예수의 피를 힘입어 휘장 가운데로 열린 새로운 살 길로 나아간다(히브리서 10:19-20). 따라서 성경에서 ‘속죄일’은 하나님께서 백성의 죄와 부정을 씻으시고 그들 가운데 거하시기 위해 정하신 대속의 날이다. 구약에서는 해마다 반복된 대제사장의 지성소 의식과 백성의 회개가 중심이고, 신약에서는 자기 피로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대제사장 그리스도로 성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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