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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자리가 구원의 자리로 바뀌다
역대상 21:28 · 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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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다 보면 서로 다른 시대의 사건들이 하나의 구속사로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
역대상 21장은 다윗의 인구조사 범죄로 시작된다. 이스라엘에 전염병이 발생하여 7만 명이 죽었고, 하나님의 심판은 예루살렘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심판을 멈추시고 다윗에게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제단을 쌓도록 명령하셨다. 놀랍게도 이곳은 훗날 솔로몬의 성전이 세워지는 장소가 된다.
Q: 하나님은 왜 심판이 있었던 자리를 성전의 터로 삼으셨을까?
역대상 21장에서 다윗은 군사력을 의지하여 인구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염병으로 백성 7만 명이 죽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에게 심판을 멈추라고 명령하셨다. 천사가 서 있던 자리는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마당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갓을 통해 다윗에게 그곳에 제단을 쌓도록 지시하셨다.
다윗은 오르난에게 금 600세겔을 지불하고 땅을 산 뒤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응답하셨고, 천사는 칼을 칼집에 꽂았다.
당시 모세의 성막과 번제단은 기브온 산당에 있었다(역대상 21:29).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기존 성막이 아닌 오르난의 타작마당에 제단을 세우게 하셨고, 그 제사를 받으셨다. 이를 본 다윗은 선언했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성전이요 이는 이스라엘의 번제단이라" (역대상 22:1)
이 사건은 창세기 22장의 아브라함과 이삭 사건과 연결된다. 아브라함은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명령을 받고 모리아 산에 올랐다. 아들을 제단에 올리고 칼을 잡은 순간, 하나님께서 그를 멈추게 하셨다. 그리고 수풀에 걸린 숫양을 준비하여 이삭 대신 번제로 드리게 하셨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순종을 시험받았고, 다윗은 범죄로 징계를 받았다. 배경은 다르지만 두 사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하나님께서 먼저 개입하여 칼을 멈추셨다.
이삭 대신 하나님이 준비하신 숫양이 드려졌고, 범죄한 다윗 대신 번제물이 드려졌다.
훗날 솔로몬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이 있던 모리아 산에 성전을 건축했다(역대하 3:1).
성전은 인간의 업적을 기리는 건물이 아니다. 심판이 멈추고 피 흘림의 대속이 일어나는 제사의 장소다. 또한 그 제사는 인간의 자격으로 드리는 제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예비하신 제물로 죄인을 살리시는 제사를 의미한다.
따라서 심판의 자리가 성전 터가 된 것은, 구약의 성전이 장차 완성될 참된 성전의 모형이자 그림자임을 보여준다.
동물의 피로 드리는 제사는 인간의 죄를 영원히 해결할 수 없었다(히브리서 10:1~4). 그것은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제물로 예비하셔서 십자가에서 완성하실 완전한 대속을 가리키는 예표였다. 아브라함의 숫양과 오르난의 제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이어졌다.
역대기 기자가 포로 귀환민들에게 다윗의 범죄와 성전 터 이야기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전 회복의 근거는 인간의 의로움에 있지 않고, 회개하는 자를 향해 칼을 거두시고 대속의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긍휼에 있다.
다윗처럼 자신의 힘을 의지하다 실패한 자리라 해도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는 심판의 자리에서 회개하는 자를 위해 대속의 길을 여시고 성전을 세우신다.
Q: 역대기 기자가 이 사건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대기는 바벨론 포로 생활 이후의 이스라엘 공동체를 위해 기록됐다.
역대기 기자는 다윗의 밧세바 사건과 압살롬의 반역은 생략하면서도 인구조사 범죄는 자세하게 기록했다.
그 이유는 이 사건이 성전의 기원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불순종으로 나라가 멸망하고 성전이 파괴되는 비극을 경험했다.
그런 백성들에게 다윗의 이야기는 두 가지 교훈을 주었을 것이다.
첫째, 다윗처럼 위대한 왕도 죄를 범하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스라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과의 언약의 관계를 이어 가셨다는 사실이다.
Q: 이 이야기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는 지점은 무엇인가?
모리아산의 제사와 예루살렘 성전은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과 연결된다.
구약의 성전에서는 죄를 속하기 위한 제사가 반복되었다. 그러나 동물의 희생으로는 죄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었다.
히브리서 9~10장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다고 설명한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죄인을 구속하셨다.
분명한 구속사적 연결은 그 땅에 세워진 성전과 제사 제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속죄를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역대상 21장은 다윗의 교만과 죄로 시작하지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장소에 성전이 세워질 것을 보여주며 마무리된다.
아브라함의 모리아 땅에서부터 다윗의 제단과 솔로몬의 성전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이 그분께 나아갈 길을 마련해 주셨다.
그리고 구약의 성전과 제사가 가리키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완성되었다.
Q: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의 대비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는 백성의 대표자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그 내용과 결과는 명확히 대비된다.
첫째, 대표자의 행위가 대조된다.
다윗은 군사력을 의지하는 교만으로 범죄했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에 죽기까지 순종했다.
둘째, 행위의 결과가 대조된다.
다윗 한 사람의 범죄로 백성 7만 명이 죽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순종과 희생으로 수많은 백성이 생명을 얻었다.
셋째, 드려진 제물이 다르다.
다윗은 값을 치르고 산 짐승을 제물로 바쳤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제물이 아닌 자기 몸을 대속 제물로 단번에 드리셨다.
넷째, 대속의 성취가 다르다.
다윗은 심판의 칼 앞에서 백성 대신 자신을 쳐 달라고 간구했으나, 죄인인 그로서는 백성의 죗값을 짊어질 수 없었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는 죄 없는 대표자로서 십자가에서 심판의 칼을 친히 받으심으로 그 간구를 온전히 성취하셨다.
다윗은 실패를 통해 참된 대표자의 필요성을 보여준 모형이었고,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희생으로 백성을 살려내신 참된 대표자였다.
이 말씀을 통해 나의 능력과 공로를 의지하기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하나님은 인간의 실패를 끝으로 삼지 않으시고, 그 자리에서도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루어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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