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서원’은 사람이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어떤 것을 드리거나 행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가리킨다. 서원은 강요된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하는 약속이지만, 일단 하나님께 서원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책임이 따른다.
구약에서 ‘서원’은 주로 히브리어 명사 נֶדֶר(neder, 네데르)와 동사 נָדַר(nādar, 나다르)로 표현되며, ‘서원’, ‘서원하다’의 뜻을 가진다. 서원은 흔히 ‘하나님께서 이렇게 해 주시면 내가 이렇게 하겠다’는 조건의 형태를 띠었다.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면 여호와께서 자기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서원했고(창세기 28:20-21), 한나는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서원했다(사무엘상 1:11). 율법은 “사람이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 결심하고 서약하였으면 깨뜨리지 말고 그가 입으로 말한 대로 다 이행할 것이니라”고 규정하면서도(민수기 30:2), “네가 서원하지 아니하였으면 무죄하리라”고 하여 서원 자체가 의무는 아님을 밝힌다(신명기 23:22). 특별한 서원으로는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는 나실인의 서원이 있었다(민수기 6:2).
지혜 문학은 경솔한 서원을 경계한다. 전도서는 “서원한 것을 갚으라”고 하면서(전도서 5:4), “서원하고 갚지 아니하는 것보다 서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더 나으니”라고 말한다(전도서 5:5). 잠언도 함부로 서원하고 나중에 살피면 그것이 덫이 된다고 경고한다(잠언 20:25). 입다의 성급한 서원은 딸에게 비극을 가져왔다(사사기 11:30-31, 11:34-35). 반면 시편 기자는 구원받은 감사로 “나는 나의 서원을 여호와께 갚으리로다”라고 고백한다(시편 116:14).
신약에서는 헬라어 εὐχή(euchē, 유케)가 ‘서원’의 뜻으로 쓰인다. 바울은 겐그레아에서 “서원이 있었으므로” 머리를 깎았고(사도행전 18:18), 예루살렘에서는 “서원한 네 사람”과 함께 결례를 행하고 그들의 비용을 대라는 권고를 받아들였다(사도행전 21:23-24). 반면 예수께서는 부모에게 드려야 할 것을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는 전통이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고 책망하셨다(마가복음 7:11-13). 이는 서원이 하나님을 핑계로 사랑의 의무를 피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됨을 보여 준다.
따라서 성경에서 ‘서원’은 사람이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드리는 약속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하나님께 드린 말을 신실하게 지킬 것과 경솔한 서원을 삼갈 것이 함께 강조되고, 신약에서는 서원의 관습이 이어지면서도 그것이 하나님의 계명과 사랑을 거스르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