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영’은 바람이나 숨처럼 보이지 않으나 실제로 움직이고 살리는 힘을 뜻하는 말로, 하나님의 영, 사람 안에 있는 생명과 내면의 영, 그리고 천사나 악한 영 같은 영적 존재를 가리키는 데 쓰인다.
구약에서 ‘영’은 주로 히브리어 רוּחַ(rûaḥ, 루아흐)로 표현되며, ‘바람’, ‘숨’, ‘영’의 의미를 가진다. 한 단어가 이 세 뜻을 모두 지니기 때문에 문맥에 따라 번역이 달라진다. 창조 때 수면 위에 운행하신 ‘하나님의 영’(창세기 1:2)과 홍수 뒤 하나님께서 땅 위에 불게 하신 ‘바람’(창세기 8:1)이 같은 단어이다.
구약에서 영은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나타난다. 엘리후는 “하나님의 영이 나를 지으셨고 전능자의 기운이 나를 살리시느니라”고 고백하고(욥기 33:4), 시편은 하나님께서 호흡을 거두시면 생물이 죽고 주의 영을 보내시면 지면이 새롭게 된다고 노래한다(시편 104:29-30). 에스겔의 마른 뼈 환상에서 ‘생기’와 ‘영’은 모두 루아흐로, 하나님께서 자기 영을 백성 속에 두어 살리실 것을 보여 준다(에스겔 37:9, 37:14). 사람의 내면을 가리키기도 하여, 다윗은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시편 51:10).
신약에서 ‘영’은 헬라어 πνεῦμα(pneuma, 프뉴마)로 표현되며, 역시 ‘바람’, ‘숨’, ‘영’을 뜻한다. 예수께서 니고데모에게 “바람이 임의로 불매”라고 하실 때 ‘바람’과 이어지는 ‘성령’은 같은 πνεῦμα로, 보이지 않으나 실제로 일하시는 성령의 새롭게 하심을 바람에 빗대어 설명하신 것이다(요한복음 3:8).
예수께서는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고 하셔서(요한복음 4:24) 하나님이 특정 장소나 형상에 매이지 않으시는 분임을 밝히셨다. 사람에게도 영이 있어 바울은 “사람의 일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 누가 알리요”라고 말하고(고린도전서 2:11), 성령께서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라고 한다(로마서 8:16).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하실 때의 ‘영혼’도 πνεῦμα이며(누가복음 23:46), 이는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라는 시편의 고백(시편 31:5)과 이어진다.
따라서 성경에서 ‘영’은 보이지 않으나 실제로 살리고 움직이는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생명과 내면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루아흐가 바람과 숨과 영으로서 창조하고 살리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나타내고, 신약에서는 πνεῦμα가 사람을 거듭나게 하시고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시는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과 교제하는 사람의 영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