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용서’는 잘못이나 죄를 지은 사람에게 마땅히 물어야 할 책임과 벌을 더 이상 묻지 않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 성경에서 용서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은 이웃을 용서하도록 부름받는다. 구약에서 ‘용서’는 주로 히브리어 סָלַח(sālaḥ, 살라흐), נָשָׂא(nāśāʾ, 나사, 들어 올리다·짊어지다), כָּפַר(kāpar, 카파르, 덮다·속죄하다)로 표현된다. 특히 סָלַח는 구약에서 하나님만을 주어로 쓰여, 죄를 사하는 일이 본래 하나님께 속한 일임을 보여 준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을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으로 계시하시며 “악과 과실과 죄를 용서하리라”고 선포하셨다(출애굽기 34:6-7). 여기서 ‘용서하다’는 죄를 ‘짊어지다’라는 뜻의 נָשָׂא이다. 레위기는 제사장이 속죄한즉 그들이 “사함을 받으리라”고 하여 용서를 속죄와 연결한다(레위기 4:20). 시편과 선지서는 용서의 은혜를 노래한다. 시편은 “허물의 사함을 받고 자신의 죄가 가려진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 32:1),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라고 고백한다(시편 130:4). 예레미야는 새 언약의 약속으로 “내가 그들의 악행을 사하고 다시는 그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을 전한다(예레미야 31:34). 신약에서 ‘용서’는 주로 헬라어 ἀφίημι(aphiēmi, 아피에미, 놓아주다·탕감하다)와 명사 ἄφεσις(aphesis, 아페시스), 그리고 ‘은혜로 베풀다’를 뜻하는 χαρίζομαι(charizomai, 카리조마이)로 표현된다. 예수께서 중풍병자에게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고 하시자 서기관들은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느냐”고 반발했는데(마가복음 2:5, 2:7), 이는 죄 사함이 하나님께 속한다는 구약의 이해를 배경으로 한다. 신자는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다(에베소서 1:7).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은 이웃을 용서해야 한다. 주기도문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고 기도하게 하며(마태복음 6:12), 몇 번이나 용서해야 하느냐는 베드로의 물음에 예수께서는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고 답하시고(마태복음 18:21-22), 이어지는 비유로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라고 경고하셨다(마태복음 18:35). 바울도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라고 권한다(골로새서 3:13). 십자가에서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셨다(누가복음 23:34). 따라서 성경에서 ‘용서’는 하나님께서 죄를 짊어지시고 덮으시며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시는 은혜이고, 그 은혜를 받은 사람이 이웃에게 베푸는 관계 회복이다. 구약에서는 속죄와 연결된 하나님의 자비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의 피로 이루어진 죄 사함과 서로 용서하라는 명령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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