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피난처’는 위험을 피해 몸을 숨기고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을 뜻한다. 성경은 이 말을 바위틈이나 성읍 같은 실제 장소에도 쓰지만, 가장 자주 하나님 자신을 가리키는 비유로 쓴다. 피난처를 찾는다는 것은 스스로를 지킬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몸을 맡기는 신앙의 행위이다. 구약에서 ‘피난처’는 주로 히브리어 מַחְסֶה(maḥseh, 마흐세)로 표현되며, ‘피하여 숨다’를 뜻하는 동사 חָסָה(ḥāsāh, 하사)에서 나온 말이다.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시편 2:12)에 이 동사가 쓰였다. 개역개정은 ‘높고 안전한 곳’을 뜻하는 מִשְׂגָּב(miśgāb, 미스가브)도 ‘피난처’로 옮긴 경우가 있다(시편 46:7). 시편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고 고백된다(시편 46:1). 시인은 백성에게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라고 권한다(시편 62:8). 이사야는 하나님을 “폭풍 중의 피난처”라 부르면서(이사야 25:4), 사망과 언약을 맺고 “거짓을 우리의 피난처로 삼았”다고 말하는 자들의 피난처는 우박이 소탕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이사야 28:15, 17). 율법에는 실제 피난처 제도도 있었다. 부지중에 사람을 죽인 자가 복수할 자를 피해 판결을 받기까지 살 수 있도록 도피성을 정하게 하였는데(민수기 35:11-12, 여호수아 20:2-3), 이때 쓰인 히브리어는 ‘피신처’를 뜻하는 מִקְלָט(miqlāṭ, 미클라트)이다. 피난처가 감정적 위안만이 아니라 생명을 실제로 지키는 자리였음을 보여 준다. 신약에는 하나님을 ‘피난처’라는 명사로 부르는 표현이 없지만, 같은 생각이 헬라어 καταφεύγω(katapheugō, 카타퓨고)로 이어진다. 이 동사는 ‘피하여 달아나다’, ‘피난하다’를 뜻하며, 칠십인역은 시편 46:1의 מַחְסֶה를 같은 어근의 명사 καταφυγή(kataphygē, 카타퓌게)로 옮겼다. 히브리서는 성도를 “앞에 있는 소망을 얻으려고 피난처를 찾은 우리”라고 부르며, 거짓말하실 수 없는 하나님의 약속과 맹세가 그들에게 “큰 안위”를 준다고 말한다(히브리서 6:18). 이 표현이 도피성으로 피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따라서 성경에서 ‘피난처’는 위험 앞에서 피하여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곳이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자신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환난 날에 피할 하나님과 도피성 제도로, 신약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약속의 소망으로 피하는 신앙으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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