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왕’은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를 가리키며, 궁극적으로는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과, 하나님이 세우신 메시아 왕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칭호로 쓰인다.
구약에서 ‘왕’은 주로 히브리어 מֶלֶךְ(melek, 멜레크)로 표현되며, 같은 어근의 동사 מָלַךְ(mālak, 말라크)는 ‘왕이 되다, 다스리다’를 뜻한다.
구약은 무엇보다 하나님을 참된 왕으로 고백한다.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은 “여호와께서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리시도다”라고 노래했고(출애굽기 15:18), 시편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곧 영광의 왕이시로다”라고 선포한다(시편 24:10). 이사야는 성전 환상 속에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다고 고백했다(이사야 6:5).
이스라엘의 인간 왕정은 이 고백과 긴장 속에서 시작되었다. 기드온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것이라며 왕위를 거절했고(사사기 8:23), 백성이 “모든 나라와 같이” 왕을 요구했을 때 하나님은 그것을 자신을 버린 일로 여기셨다(사무엘상 8:5, 8:7). 그러나 율법은 이미 하나님이 택하신 자를 왕으로 세우고, 왕이 율법서를 곁에 두고 평생 읽어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신명기 17:15, 17:18-19). 하나님은 다윗에게 그의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고 약속하셨고(사무엘하 7:16), 이 약속은 하나님이 시온에 세우신 왕(시편 2:6)과 겸손하여 나귀를 타고 오실 왕(스가랴 9:9)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신약에서 ‘왕’은 헬라어 βασιλεύς(basileus, 바실류스)로 표현된다.
복음서는 예수를 이 약속을 이루시는 왕으로 소개한다. 동방 박사들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를 찾았고(마태복음 2:2),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은 스가랴의 예언이 이루어진 일로 기록된다(마태복음 21:5). 예수께서는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고 말씀하셔서(요한복음 18:36) 자신의 왕권이 세상 권력과 다름을 밝히셨고, 십자가 위에는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고 쓴 패가 붙었다(요한복음 19:19). 서신서와 요한계시록은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라고 부른다(디모데전서 6:15, 요한계시록 19:16).
따라서 성경에서 ‘왕’은 단지 정치적 통치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다스림과 이어진 칭호이다. 구약에서는 참 왕이신 하나님 아래 다윗 왕조가 세워지고 장차 올 의로운 왕이 약속되며,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낮아짐을 통해 그 왕권을 이루시고 만왕의 왕으로 다스리실 분으로 고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