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밭’은 곡식이나 채소를 기르는 경작지를 뜻하며, 한 사람이나 가문의 재산과 기업을 이루는 땅으로 나타난다. 농경 사회였던 이스라엘에서 밭은 생계의 터전이자 하나님께 받은 땅의 일부였고, 신약에서는 세상과 하나님의 백성, 천국의 가치를 설명하는 비유로 쓰인다.
구약에서 ‘밭’은 주로 히브리어 שָׂדֶה(śādeh, 사데)로 표현된다. 이 단어는 경작하는 밭뿐 아니라 성읍 밖의 넓은 들판도 가리켜서, 개역개정에서는 문맥에 따라 ‘밭’, ‘들’, ‘전토’ 등으로 옮겨진다(창세기 4:8, 이사야 5:8).
아브라함은 사라를 장사하기 위해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과 굴을 사서 매장할 소유지로 삼았고(창세기 23:17, 23:20), 이 밭은 약속의 땅에서 그가 값을 치르고 얻은 소유지가 되었다. 율법은 곡식을 거둘 때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남겨 두라고 명하였으며(레위기 19:9), 룻은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서 이삭을 주웠다(룻기 2:3). 예레미야는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에워싼 때에 아나돗의 밭을 사서(예레미야 32:9), “사람이 이 땅에서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되리라”는 회복의 약속을 몸으로 증언했다(예레미야 32:15). 반대로 잠언은 가시덤불로 덮인 게으른 자의 밭을 교훈으로 삼는다(잠언 24:30-31).
신약에서 ‘밭’은 주로 헬라어 ἀγρός(agros, 아그로스)로 표현된다. 예수께서는 천국을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에 비유하시고(마태복음 13:24), 그 비유를 풀이하시며 “밭은 세상이요”라고 하셨다(마태복음 13:38). 또 천국을 “밭에 감추인 보화”에 비유하시며,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기뻐하며 자기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산다고 하셨다(마태복음 13:44). 유다의 배신과 얽힌 돈으로 산 토기장이의 밭은 ‘피밭’, 곧 아겔다마로 불렸다(마태복음 27:7-8, 사도행전 1:19).
비유적으로 밭은 하나님의 백성과 추수할 세상을 가리킨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해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 말하는데(고린도전서 3:9), 여기서 ‘밭’은 경작지를 뜻하는 γεώργιον(geōrgion, 게오르기온)으로, 하나님께서 기르시고 자라게 하시는 공동체를 뜻한다. 예수께서는 “너희 눈을 들어 밭을 보라 희어져 추수하게 되었도다”라고 하시며 복음을 받아들일 사람들을 익은 밭에 비유하셨다(요한복음 4:35). 씨 뿌리는 비유에서는 말씀을 받는 사람의 마음이 길가, 돌밭, 가시떨기, 좋은 땅으로 나뉘어 그려진다(마태복음 13:19-23).
따라서 성경에서 ‘밭’은 생계와 기업의 터전인 경작지를 뜻하면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땅을 어떻게 다루는지와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보여 주는 말이다. 구약에서는 소유와 이웃 사랑과 회복의 약속이 밭을 통해 드러나고, 신약에서는 세상과 교회와 천국의 비밀을 설명하는 비유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