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나눔'은 자신에게 있는 음식과 재물, 소유와 은사 등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거나 함께 사용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형편을 살피고 자신의 것을 함께 나누는 모습으로 자주 나타난다.
다만 한글 번역본 성경에서 "나누다"라는 표현은 항상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빛과 어둠을 나누는 것(창세기 1:4), 땅을 지파별로 나누는 것(여호수아 18:5), 무리를 여러 떼로 나누는 것(사사기 7:16)처럼 '분리하다', '구분하다', '몫을 배정하다'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성경에서 말하는 나눔의 의미는 각 본문의 문맥에 따라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구약
구약에서 나눔은 음식이나 재물을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윗은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긴 뒤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떡과 음식물을 나누어 주었다(사무엘하 6:19). 이 장면에서 나눔은 공동체가 함께 기쁨을 누리도록 음식을 베푸는 행위로 나타난다.
느헤미야 8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다. 율법의 말씀을 들은 백성이 슬퍼하자 느헤미야는 그들에게 먹고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고 명한다(느헤미야 8:10). 이어 백성은 실제로 음식을 서로 나누어 주며 크게 기뻐한다(느헤미야 8:12). 여기서 나눔은 하나님의 절기를 공동체 전체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이다.
이사야 58장 7절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금식의 모습 가운데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나눔은 단순히 남는 것을 주는 행위를 넘어, 굶주리고 가난한 사람의 필요를 돌아보는 실천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구약에서 나눔은 공동체 안에서 음식과 재물을 함께 나누고, 가난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사람의 필요를 돌보는 행위로 나타난다.
신약
신약에서는 나눔의 의미가 초대교회의 공동체 생활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사도행전 4장 34-35절에서 성도들은 자신의 밭이나 집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두었고, 그것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어" 주었다.
여기서 "나누어 주다"는 헬라어 διαδίδωμι(diadidōmi, 디아디도미) 계열의 표현으로, '분배하다',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다'를 뜻한다. 초대교회의 나눔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양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본문이 말하듯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공급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바울도 성도들에게 적극적인 나눔을 권한다. 디모데전서 6장 18절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고 권한다. 여기서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는"이라는 표현은 헬라어 εὐμετάδοτος(eumetadotos, 유메타도토스)로,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과 기꺼이 나누는 태도를 뜻한다.
로마서 1장 11절에서 바울은 로마 성도들에게 어떤 신령한 은사를 "나누어 주어" 그들을 견고하게 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여기서는 μεταδίδωμι(metadidōmi, 메타디도미)라는 동사가 사용되는데, '나누어 주다', '함께 주다', '전해 주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신약의 나눔은 물질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은사와 영적인 유익을 함께 나누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히브리서 13장 16절은 나눔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행위로 설명한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여기서 "서로 나누어 줌"에는 헬라어 κοινωνία(koinōnia, 코이노니아)가 사용된다. 이 단어는 '교제', '참여', '함께 나눔'을 뜻한다. 따라서 성경적인 나눔은 단순히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필요와 삶에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적 성격을 가진다.
고린도전서 12장 11절에서는 성령께서 자신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은사를 "나누어 주신다"고 말한다. 여기서 사용된 διαιρέω(diaireō, 디아이레오)는 '나누다', '배분하다'라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서로 다른 은사를 주권적으로 배분하시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성경에서 '나눔'은 인간이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행위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몫과 은사를 나누어 주시는 경우에도 사용된다.
나눔과 분배
성경의 나눔은 단순히 모든 것을 동일하게 나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도행전 4장 35절은 초대교회의 재물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누었다고 말하며, 고린도전서 12장 11절은 성령께서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은사를 나누어 주신다고 말한다.
따라서 성경에서의 나눔은 반드시 동일한 양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개념이라기보다, 상황과 필요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공급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결론
성경에서 나눔은 자신에게 있는 음식과 재물, 소유와 은사 등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거나 함께 사용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음식을 공동체와 나누고 가난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사람의 필요를 돌보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신약에서는 초대교회가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재물을 분배하고 성도들이 자신의 소유와 은사를 기꺼이 함께 나누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글 번역본 성경의 "나누다"라는 표현은 '분리하다', '구분하다', '몫을 배정하다'라는 뜻으로도 널리 사용되므로 모든 구절을 '베풂'이라는 의미의 나눔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성경적인 나눔은 하나님께 받은 것을 자신의 것만으로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돌아보며 기꺼이 함께 나누는 행위라고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