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배설물’은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서 나오는 똥, 곧 분뇨를 뜻하며, 더럽고 쓸모없어 내버려야 할 것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구약에서는 주로 정결과 부정의 문제와 관련해 실제 오물을 다루고, 신약에서는 바울이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과 견주어 자신의 이전 자랑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한다.
구약에서 신명기 23:13의 ‘배설물’은 히브리어 צֵאָה(ṣēʾāh, 체아)이며, 같은 어근의 צֹאָה(ṣōʾāh, 초아)는 ‘오물, 더러움’을 뜻한다. 이 밖에 제물로 드린 짐승의 내장 속 똥을 가리키는 פֶּרֶשׁ(pereš, 페레쉬)가 있다(레위기 4:11-12, 말라기 2:3).
구약 율법은 진영 밖에 변소를 마련하고, 대변을 볼 때에는 작은 삽으로 땅을 파서 그 배설물을 덮으라고 명한다(신명기 23:12-13). 그 이유는 위생을 넘어 신학적이다. 하나님께서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그 진영 중에 행하시므로 “네 진영을 거룩히 하라”는 것이다(신명기 23:14). 하나님이 백성 가운데 계시므로 그 거처는 깨끗해야 했다.
선지서에서 오물은 부정과 심판의 상징이 된다. 에스겔은 이스라엘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부정한 떡을 먹게 될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인분 불에 떡을 구우라는 명령을 받았다가 쇠똥으로 대신하도록 허락받았다(에스겔 4:12-15). 말라기는 제사장들을 꾸짖으며 그들의 얼굴에 절기 희생의 똥을 바르겠다는 심판을 전한다(말라기 2:1-3).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입은 “더러운 옷”(스가랴 3:3-4)도 같은 어근의 말로 표현되는데, 하나님은 그 옷을 벗기시고 그의 죄악을 제거하셨다.
신약에서 ‘배설물’은 헬라어 σκύβαλον(skybalon, 스퀴발론)으로, 음식 찌꺼기나 쓰레기, 분뇨처럼 내버리는 것을 가리키며 신약에서는 빌립보서 3:8에만 나온다.
바울은 할례, 이스라엘 족속, 바리새인으로서의 율법적 열심과 의 같은 자신의 이전 자랑을 열거한 뒤(빌립보서 3:5-6),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라고 말한다(빌립보서 3:8). 이는 그것들이 그 자체로 악하다는 뜻이라기보다, 가장 고상한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과 견주면 의지할 가치가 전혀 없다는 강한 표현이다. 그는 율법에서 난 자기 의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로부터 난 의를 구하였다(빌립보서 3:9). 또 예수께서는 음식이 마음이 아니라 배로 들어가 “뒤로 나감이라”고 하시며,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고 가르치셨다(마가복음 7:19-20).
따라서 성경에서 ‘배설물’은 실제 오물과 함께 버려야 할 무가치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이 거하시는 백성의 거룩함과 부정, 심판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 이전의 모든 자랑을 버리는 신자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