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의미 및 설명
성경에서 ‘순종’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에 따라 행하는 것을 뜻한다. 성경에서 순종은 억지로 따르는 외적인 복종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와 말씀을 실제 삶으로 옮기는 응답을 가리킨다.
구약에는 ‘순종하다’만을 뜻하는 독립된 단어가 따로 없고, 주로 ‘듣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동사 שָׁמַע(šāmaʿ, 샤마)로 표현된다. 특히 ‘누구의 목소리를 듣다’라는 표현이 ‘순종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며, 개역개정은 이를 문맥에 따라 ‘듣다’, ‘청종하다’, ‘준행하다’, ‘순종하다’ 등으로 옮긴다. 이스라엘 신앙의 고백인 신명기 6장 4절도 이 동사의 명령형 ‘들으라’로 시작한다.
구약에서 순종은 언약 관계의 핵심이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여 그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는 약속을 받았고(창세기 22:18), 시내 산에서 하나님은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하나님의 소유가 되리라고 하셨다(출애굽기 19:5). 신명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삼가 듣고 지켜 행하면 복이 임하리라고 말한다(신명기 28:1-2). 사울이 명령을 어기고 제사를 내세우자 사무엘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라고 책망했다(사무엘상 15:22).
신약에서 ‘순종’은 헬라어 명사 ὑπακοή(hypakoē, 휘파코에)와 동사 ὑπακούω(hypakouō, 휘파쿠오)로 표현된다. 이 말은 ‘아래에서’를 뜻하는 ὑπό와 ‘듣다’를 뜻하는 ἀκούω가 합쳐진 말로, 구약의 שָׁמַע처럼 들음과 따름이 하나로 묶여 있다. 빌립보서 2장 8절의 ‘복종하셨으니’는 같은 어근의 형용사 ὑπήκοος(hypēkoos, 휘페코오스)를, 사도행전 5장 29절의 ‘순종하는 것’은 ‘권위에 따르다’를 뜻하는 πειθαρχέω(peitharcheō, 페이타르케오)를 옮긴 것이다.
신약에서 순종의 모범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는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립보서 2:8), 아들이시면서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우셨다(히브리서 5:8). 바울은 아담의 불순종과 대조하여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고 말한다(로마서 5:19).
성도의 순종은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 바울은 자신의 사명을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는 것으로 말하고(로마서 1:5), 성도가 교훈의 본을 “마음으로 순종하여” 죄에서 해방되었다고 한다(로마서 6:17). 예수께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키리라”고 하셨고(요한복음 14:15), 사도들은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고 대답했다(사도행전 5:29).
따라서 성경에서 ‘순종’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대로 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의 목소리를 듣고 언약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신약에서는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를 따라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삶으로 드러난다.